지난 편에서는 아시아 지역의 '행정수도보다 경제권을 더 강하게 쥐고 있는 경제도시 즉, 경제수도'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아시아편에 이어서 미주지역과 오세아니아, 아프리카의 경제수도에 대해 알아봅시다.
< 캐나다 >
행정수도 : 오타와 / 인구 : 약 99만 명
경제수도 : 토론토 / 인구 : 약 290만 명
오타와 : 영국령 캐나다 시절, 캐나다의 수도를 정하려고 했는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당시 수도 후보에 어울릴만한 대표적 도시로는 크게 토론토와 몬트리올이 있었는데, (그 외에는 퀘벡市와 킹스턴이 있었음) 토론토는 영어를 쓰는 영국계의 대표도시였고 몬트리올은 프랑스어를 쓰는 프랑스계의 대표적 도시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 도시는 수도의 지위를 두고서 치열하게 경쟁했습니다. 하지만 각 도시들의 정치적 로비에도 불구하고 영국 국왕인 빅토리아 여왕은 영어 세력권과 프랑스어 세력권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기 위해 토론토와 몬트리올의 중간에 위치한 작은 도시 오타와를 수도로 정했습니다.
토론토 : 토론토는 호숫가에 위치한 항구도시입니다. 캐나다 인구의 40%인 1400만 명이 거주하는 가장 큰 주(州)인 온타리오 주의 주도이자 영어권 캐나다의 대표도시입니다. 원래 캐나다의 가장 큰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는 몬트리올이었으나 퀘벡주 분리운동과 재정 적자로 인해 경제 중심지는 토론토로 이전되었습니다. 현재 토론토市는 캐나다 전체 GDP의 18.5%를 차지하고 있고 북아메리카 전체에서 두 번째의 금융 중심도시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토론토 -
< 미국 >
행정수도 : 워싱턴 D.C. / 인구 : 약 69만 명
경제수도 : 뉴욕市 / 인구 : 약 841만 명
워싱턴 D.C. : 과거 퀴즈쇼에서 단골소재로 나오다 보니 이제는 널리 알려진 미국의 진짜 수도 워싱턴 D.C.의 D.C.는 'District of Columbia'의 준말로 컬럼비아 특구(특별행정구)라는 뜻입니다. 미국은 연방 국가로써 각 주(州)는 동등한 지위를 가진 독립체입니다. 따라서 연방국의 수도가 어느 한 주에 위치한다면 형평성에 맞지 않아 미국은 그 어떤 주에도 속하지 않는 컬럼비아 특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지역을 수도로 삼았는데 컬럼비아 특구 안에는 과거 워싱턴 시(市)가 존재했었기에 작명을 워싱턴, D.C.로 하였습니다.
뉴욕市 : 뉴욕 주(州)안에 위치한 뉴욕 시(市)는 미국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도시입니다. 미국의 경제도시로 뉴욕을 설명하지만, 사실상 세계의 경제도시로 봐도 될 정도의 힘을 가진 도시로 워싱턴 이전에 미국의 수도이기도 했습니다. 뉴욕은 미국 북동부의 거대한 메갈로폴리스에 위치하고 있고 인구도 미국에서 가장 많은 곳입니다. 특히 뉴욕의 월스트리트는 뉴욕 증권거래소와 나스닥, 각종 대형 금융사들이 모여있는 세계 금융의 핵심입니다. 상공업, 무역, 금융이 발달해 있는 경제의 중심지일뿐만 아니라 브로드웨이, 뉴욕 양키즈 등 문화적인 파워도 강한 도시입니다.
- 뉴욕 -
< 브라질 >
행정수도 : 브라질리아 / 인구 : 약 300만 명
경제수도 : 상파울루 / 인구 : 약 1233만 명
브라질리아 : 브라질의 도시들과 인구는 대부분 해안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해안가에 치우치게 된 인프라의 균형을 내륙과 맞추기 위해 내륙 깊숙한 곳에 계획도시를 세워 수도를 옮기게 됩니다. 1956년, 수도 이전을 결성할 당시에 브라질리아에는 아무것도 없는 고원이었지만 불과 몇 년 만에 행정 업무가 가능해진 도시를 만들어 1960년에 수도가 되었습니다. 특히 비행기 모양의 중심부를 만드는 등 도시를 계획할때 독창적인 시도가 많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이 된 도시이기도 합니다.
상파울루 : 올림픽과 카니발, 삼바로 우리에게는 리우데자네이루가 브라질의 도시로 더 익숙할 것입니다. 한때는 리우데자네이루가 브라질의 수도이자 제1의 도시였습니다. 하지만 현재에 이르러서는 안정적인 기온과 바다와 가까운 지리, 그리고 각종 농산물 거래의 중심지이자 교통의 요지로 성장한 상파울루가 브라질 최대의 도시이자 금융중심지가 되었습니다.
- 상파울루 -
< 호주 >
행정수도 : 캔버라 / 인구 : 약 39만 명
경제수도 : 시드니 / 인구 : 약 531만 명
캔버라 : 호주의 수도가 최대도시인 시드니와 멜버른이 아닌 캔버라인 이유는 캐나다의 사례와 아주 유사합니다. 캐나다의 수도가 오타와인 이유는 토론토와 몬트리올이 대립하다 결국 그 중간에 위치한 오타와로 수도가 정해졌기 때문이라고 앞서 얘기했습니다. 호주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호주는 1901년, '오스트레일리아 연방'의 이름으로 독립 헌법을 제정했습니다. 그리고 수도를 정해야 했는데 시드니와 멜버른이 수도를 차지하기 위해 몇 년이나 싸웠습니다.
결국 1908년, 두 도시는 각 도시의 중간지점에다 계획도시를 만들고 거기에 수도를 정하자는 타협을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호주는 '오스트레일리아 수도특구(또는 오스트레일리아 수도주, Australian Capital Territory)'를 만들고 그 안에 계획도시인 캔버라를 만들었습니다. 호주 안에서는 8위 규모의 도시로 시드니와 멜버른에 비해서는 작은 도시이지만 호주의 특성상 대도시는 전부 해안가에 위치하고 있어 호주의 내륙지방에서는 가장 큰 도시입니다.
시드니 :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의 하얀 지붕으로 유명한 시드니는 호주의 가장 대표되는 도시입니다. 시드니는 호주의 대표 도시이면서 동시에 경제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많은 회사의 본사들이 시드니에 위치하고 있고 외국계 기업이 호주에 진출하는 첫 번째 도시이기도 합니다. 시드니의 강력한 라이벌인 멜버른은 캔버라 이전에 임시수도가 된 적이 있는 등 시드니에 필적하는 도시이지만 인구와 경제 규모로는 시드니가 조금 더 앞서있기에 호주의 경제수도로는 시드니로 정했습니다.
- 시드니와 멜버른의 경제규모 차이와 시드니 전경 -
< 뉴질랜드 >
행정수도 : 웰링턴 / 인구 : 약 38만 명
경제수도 : 오클랜드 / 인구 : 약 165만 명
웰링턴 : 원래 1865년까지 뉴질랜드의 수도는 오클랜드였습니다. 뉴질랜드의 지리적 형태는 북섬과 남섬으로 양분되어 있는 형태인데, 이전의 수도인 오클랜드는 북섬에서도 최북단에 가깝게 위치했기 때문에 국토 균형에 맞지 않았습니다. 이에 뉴질랜드의 남섬에서 북섬과 따로 분리하자는 의견이 나오자 뉴질랜드는 두 섬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웰링턴으로 수도를 옮겼습니다. 웰링턴은 남섬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웰링턴으로의 천도는 북섬과 남섬을 모두 생각한 행동이었습니다.
- 오클랜드와 웰링턴의 위치 -
오클랜드 : 오클랜드는 뉴질랜드의 최대도시이자 경제 중심지인 도시입니다.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공항인 오클랜드 국제공항이 있어 뉴질랜드로 들어가는 관문이 오클랜드입니다. 인구밀도가 적어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뉴질랜드에서 그나마 제일 대중교통이 발달한 도시이기도 합니다.
- 오클랜드 -
< 나이지리아 >
행정수도 : 아부자 / 인구 : 약 240만 명
경제수도 : 라고스 / 인구 : 약 1480만 명
아부자 : 원래 나이지리아의 수도는 라고스였습니다. 하지만 라고스는 국토의 남단에 위치해있었고 도시가 포화상태였기 때문에 나이지리아는 1991년, 국토의 중앙부에 위치한 아부자로 수도를 옮겼습니다. 소득의 격차가 심한 아프리카 국가이기 때문에 고위 관료가 많이 거주하는 행정수도인 아부자는 타 지역에 비해 소득과 물가가 매우 높습니다.
라고스 : 나이지리아의 최대도시이자 항구도시인 라고스는 아부자로 수도를 옮기기 전까지 나이지리아의 수도였습니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이기 때문에 나이지리아의 제1의 도시인 라고스도 인구가 매우 높고 중부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도시입니다. 지금도 엄청난 인구가 몰리고 있는 도시라서 교통과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 라고스 -
< 남아프리카 공화국 >
행정수도 : 프리토리아 / 인구 : 약 290만 명
경제수도 : 요하네스버그 / 인구 : 약 440만 명
프리토리아 :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공식 수도는 3개입니다. 입법, 행정, 사법의 수도가 각각 나뉘어져 있는 형태인데 그중에서 행정수도가 프리토리아입니다. 나머지 수도로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의회가 있는 입법의 수도는 케이프 타운과, 대법원이 있는 사법의 수도 블룸폰테인이 있습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이처럼 특이한 수도 체계를 지닌 이유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4개의 국가가 통합되어 만들어진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4개의 국가 중 가장 약했던 국가를 제외한 3개의 국가의 수도가 현재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수도들이 되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역사를 통해 길게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알고 보면 꽤 재밌습니다)
요하네스버그 : 금광이 발견되면서 골드러시가 이루어져 발전한 도시입니다. 금광업의 발전으로 상공업, 금융업이 함께 발전해 남아프리카 지역의 최대도시가 되었습니다. 요하네스버그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수도는 아니지만 프리토리아를 포함하고 있는 하우텡 주(州)의 주도입니다. 도시의 규모는 크지만 과거 아파르트헤이트로 인종차별이 심했던 도시이고 현재는 빈부격차가 극심하고 치안이 매우 좋지 않은 도시이기도 합니다.
- 요하네스버그 -
지금까지 미주지역과 오세아니아, 아프리카의 경제수도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 글을 읽고나서는 퀴즈 문제에서 수도를 맞출 때 더 이상 헷갈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 자료:
코트라무역관
torontoglobal.ca
wikipedia
the sydney morning herald
사진 출처:
pixabay
roads and kingdoms, Andrew Esie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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